새벽에 공소 성당에서 형제들과 함께 아침 성무일도를 바치고
이내 곧 짐을 챙긴 후, 서둘러 성지로 갔다.
왜냐하면
오늘은 고창군청의 모든 직원,
즉 군수님, 부군수님, 국장님, 과장님, 면장님 ... 등등 이 분들이 외양간 경당에 오셔서 공식적인 회의를 한다.
이에 난 아침 일찍 경당 문을 열고
그 분들을 맞이하고,
특히 미리 회의 장소를 준비하는 직원들에게 최대한 협조를 해 주었다.
그리고 본격적인 회의가 시작되었고
모든 분들이 외양간 경당에서 회의를 하는 도중에
나는 그 모든 분들 앞에서
개갑 순교성지와 복자 최여겸의 삶과 신앙에 대한 강의도 했다.
사실, 오늘 행사의 취지는
고창군의 모든 직원들이 개갑 순교성지와 외양간 경당이 어떤 곳인지 눈으로 직접 보고
그래서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이끌어 낼 기회를 갖는 것인데
아무튼 오전 중에 행사가 잘 끝났다.
오후에는 오후 3시 순례자 미사를 전 후로 공사 관련 이러저러한 일들
이러 저러한 논의들
이러 저러한 상황들을 파악하면서
이게 내일 모레, 10월 20일 토지 측량 작업부터 시작되는
개갑 순교성지 수도원 및 순례자 쉼터 공사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위의 사진을 설명하면 오른쪽이 경당이고
그 앞으로 십자가 형태의 건물 모양이 있는데
그 곳이 바로 공사하는 건물들이다.
건물 내용은 수도자들의 숙소인 수도원, 공동방, 공동식당 그리고 순례자 쉼터,
그 가운데는 중정이 있을 예정이고
그 주변에는 넓은 밭이 있어서 농사를 지으며 살게 될 것이다.
전주 교구에서 최초로 지어지는 남자 수도원 건물,
본격적으로 개갑 순교성지를 관리하는 일을
보다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는 수도원 공간,
이 모든 것
단지 하느님께서 허락하셨기에 지어질 수 있는 수도원이라 생각하기에
그저 하느님 뜻 안에서 묵묵히 살아가고자 노력할 뿐이다.
공사비도 지금, 턱없이 부족하고
주변 상황과 여건이 복잡하게 꼬이고,
내가 원하는 뜻대로 모든 일들이 순탄하게 돌아가지 않아
계속 신경을 쓰고 머리를 써야 할 일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그래도, '꿈을 가진다는 것',
수도원,
아니 우리 수도회 형제들이 정식으로 함께 살아갈 수도원을 가진다는 것이
마음을 충만케 한다.
우리 수도회가 있기까지 늘 함께 해 주는 분들
잊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분들의 기대에 저버리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하루, 하루 ... 무슨 일이 내 앞에 생겨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저 하느님만 바라보고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정말 ... 지금은 앞이 너무나도 깜깜해서 ... 하느님 밖에는 ...
"주님, 이제 곧 수도원 및 순례자 쉼터 공사가 시작되는데 앞이 보이지 않아서
그저 주님 당신 밖에는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그저 주님 ... 당신 빢에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