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갑장터 성지 '외양간' 경당 건축 관련으로 좀 - 아니 좀 많이 바빴다.
아차, '마구간' 경당에서 '외양간' 경당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전주 교구의 원로 신부님께서
예수님 시대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말'이 아니라 '소'나 '양', '염소'를 키웠기에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곳 역시, '마구간'이 아니라 '외양간'이기에
'마구간 경당'이라 아니라 '외양간 경당'이 맞다는 전화를 받았다.
그 신부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그 말씀이 맞구나, 싶어서
개갑장터 성지에 지어질 경당 명칭을
예수님께서 가장 가난한 곳에 태어나셨음을 강조하는 '외양간'으로 바꾸기로 했다.
그리고 바로 그 곳에서 인류 구원의 역사가 이루어졌듯이
개갑성지 '외양간' 경당에서
성지를 찾은 소중한 순례자들이 진정으로 하느님을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최근 들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으면서도 하루 한 순간, 잔잔한 행복을 느끼는 시간은
함께 살고 있는 신부님과 원두 커피를 마시는 아침이다.
매일 7시 미사를 봉헌하고 난 후, 이것 저것을 하다 보면
8시 30분 정도가 잠시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그러면 조 신부님에게 눈찟을 하면, 조 신부님은 고개를 끄덕인다.
이때 부터 원두 커피 마시는 시간이 펼쳐진다.
몇 일 전에 서울에서 연세가 무척 - 많으신 어느 할머니께서
'강 신부님은 허허 벌판에 살고 있기에 커피도 못 마실 것'이라 생각하셨는지
원두 커피 2봉지와 커피 내리는 도구들을 준비해서 택배로 보내셨다.
그 택배를 받는데, 마음이 - 짠 했다.
그래서 그 할머니의 뜻을 이어받아, 매일 아침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함께 사는 다른 수사님은 원두 커피를 마시지 않기에 함께 마실 수는 없고
조 신부님은 좋아한다 하기에 함께 마시고 있다.
사실, 나는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다.
커피를 마시면 이틀, 사흘 ... 잠을 자지 못하기에 커피를 마시지 않는데,
예전에 어느 후배 신부님이 내게 말하기를,
"형, 좋은 커피는 절대 잠을 못 자게는 하지 않아." 그래서 아침 일찍 커피 한 잔을 마셔보는데 아직까지 커피 때문에 잠을 못 자지 않았다.
그리고 원두 커피 내리는 건, 방식도 모르고 할 줄도 모르지만
어깨 너머 본 것이 있어서 그렇게 해 보았다.
우선 커피 내리는 도구들을 책상 위에 올려 놓고,
밥 숟갈로 세 개를 글라인더에 넣고, 부드럽게 갈은 다음
'커피 필터'와 '드리퍼'가 하나로 된 '스테인레스 제품으로 된 필터'에 갈은 커피를 넣었다.
그리고 뜨거운 물을 부을 주전자가 없기에
작은 플라스틱 통을 이용해서 정수기에 온수를 담은 후
천천히 갈은 커피 위에 물을 부었다.
그렇게 하니, 커피 향도 은은히 나면서 원두 커피가 되었다.
나의 이러한 원두 커피 내리는 방식을 알고 있는 어떤 부부가 있는데,
- 그 부부는 양산 통도사 근처에서 '베토벤의 커피' 집을 운명하면서
클라식 관련 책들을 저술하는데 내공이 엄청 뛰어남
그리고 그 부부는 전문 바리스타 중에 바리스타인데
아무런 격식 없이 내 형제랑 커피를 마시는 내게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신부님. 커피는 편하게 좋은 사람들과 술술 내려 먹을 때가 제일입니다."
그 어떤 격식이나 도구나 재료가 없어도
좋은 사람과 함께 좋은 하루를 시작하면서 마시는 커피 맛이 일품이듯
성지 순례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좋은 사람과 함께 성지를 방문해서
지키고 싶었던 것을 지키려고 자신의 생명까진 내어 놓은 순교자의 그 마음을 묵상하며
내가 지금 믿는 하느님 만큼이나
나와 함께 있는 사람을 믿어주고, 지지해 주고, 격려해 주면서
그렇게 좋은 하루, 하루의 삶을 살아가려고 결심하는 것,
어쩌면 그게 맛깔진 순례, 향기로운 순례가 아닐까 한다.
아무리 바빠도 ... 정말 아무리 바빠도
지금 옆에, 곁에 함께 있는 사람과 잠깐의 시간, 좋은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가꾸어 본다면
그 시간이 모여, 모여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그 추억은 언제나 지금 - 좋은 결심에서 시작될 수 있으리라 ...
"주님, 사랑의 주님, 언제나 당신의 뜻 안에서 좋은 사람들과 좋은 삶을 살 수 있게 도와 주소서. 아멘."
은은한 원두커피처럼 저희 내면안에도 그리스도향기가 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내면을 깨닫지 못할때가 가장 서글퍼지는 것 같고 드러나게 되면은 부끄러우면서도 기쁘고 그러한 과정안에 변화되는 삶을 살수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주님 , 오늘도 하루 살수있음에 감사하고 좋은 만남과 하느님 자녀로 살수있게 해주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