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오후,
드론으로 촬영을 자주, 많이 하시는 형제님이
아내와 함께 개갑장터 순교성지에 순례를 오셨다.
두 분이 성지에서 기도를 드린 후 돌아가는 길목에 나와 마주쳤다.
그 분들이 먼저 나를 알아 봐 주셔서 송구하고, 민망스러웠다.
가톨릭 신문의 '세상살이 신앙살이' 칼럼의 위력을 다시금 실감했다.
그 분은 예전에 자신이 항공 촬영으로 개갑장터 순교성지를 찍은 동영상을 보여 주시기에
지금 현재,
기초 공사를 마치고, 기둥을 세우고 있는 외양간 경당의 작업 현장을
드론으로 찍어 주실 수 있는지를 물었더니, 흔쾌히 동영상과 함께 사진을 찍어서 나에게 보내 주셨다.
그 사진이 위의 사진이다.
아주 작고, 아담하기만 한 외양간 경당.
그런데 하늘에서 바라 보니, 정말 십자가 모양 그대로였다.
하느님이 보시고,
복자 최여겸 마티아께서 보시고 무척 기뻐하실 것 같았다.
그리고 5월 달 부터 12월 달 까지,
한 달에 두 번 정도 외양간 경당 오후 3시 미사 때 전례를 도와 주실 분들이
모처럼 성지를 방문해서 이러 저러한 대화를 나누었고,
싸가지고 오신 김밥을 함께 먹으며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참 좋은 신앙인들이 우리 주변에 참으로 많다는 생각을 또 하게 되었다.
또한 어제는
지금까지 개갑장터 외양간 경당 건축 후원자들을
수없이 많이 모아 주신 분과
그 분의 지인들, 사실 그 분들 역시 경당 건축을 위해 후원을 해 주셨고,
암튼 그 분들이 서울에서 세종시에서 ... 방문을 오셨다.
마침, 현장에서 한 소장님과 마주치게 되어
한 소장님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서서히 지어지는 외양간 경당의 모습을 나눌 수 있었다.
저녁에는 함께 살고 있는 조 신부님과 고창 성당에 가서
판공 성사를 주고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별들이 유난히 반짝이는 밤 하늘이 펼쳐졌다.
지금까지 외양간 경당이 지어지기까지 있었던 수많은 일들과 사연들이
밤 하늘의 별들 처럼 펼쳐져 있는 듯 했다.
밤이 되어야 저 별들의 속삭임이 아름답게 느껴질 수 있듯이
외양간 경당을 준비하면서 있었던 그 모든 이들이
우리네 인생의 밤 하늘에 ... 아름다운 이야기가 될 수 있겠지 ... 하며
그냥 멍 - 하니 밤 하늘을 쳐다만 보았다.
그러자 별들이 나에게 말했다.
"여보셔요, 석진 씨. 왜 우리 이야기만 엿듣고자 하나요?
당신 이야기도 참 좋을 수 있어요.
그리고, 우린 알아요, 당신의 지금 그 마음들을.
때로는 모든 것들이 뒤엉켜, 머리가 복잡할 정도로 얽히고 섥혀있는 상황이었지만
잘 생각해 봐요,
시간이 지나고, 마음 속 좋은 지향을 두었던 시간들이 흐른 후에는
당신이 그 작고 소중한 것들에 감사한 마음을 간직하며 살았던 그 모든 것들이
당신 삶의 이야기가 된다는 것을.
그러면 우리가 몰래 당신 마음 안으로 들어가 당신의 이야기를 엿듣고 싶을 정도로
참 좋은 이야기들이 될 될거에요. 힘 내요, 석진 씨."
화들짝 - 놀랬다. 별들이 사람 말을 다 하네 ... 참 놀라운 세상일세, 그려. "인간의 모든 이야기를 당신 섭리로 이끄시는 하느님은 영원히 찬미 영광 받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