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개갑장터 순교성지 외양간 경당 공사가 시작되었다.
한동식(바드리시오) 현장 소장님과 3분의 건축 기술자들이 와서
기초 형틀 공사를 위한 준비 작업을 하셨다.
그런데 3분의 건축 기술자들의 모습이
일명, '노가다 하는 분'라 불리는 분들의 모습이 아니었다.
마음 속으로 '이상하다 ... 이상하다 ... ' 싶었지만 묻지는 않았다.
그러다 그 날 저녁에 작업이 끝난 후
한동식 소장님께 물었다.
"한 소장님, 오늘 오신 분 3분, 건축 기술자 같기는 한데, 좀 이상해요."
"뭐가요?"
"음 ... 자기 관리가 철저한 분들 같고, 관리직 같고 ... 좀 그래요."
"하하하. 맞아요. 저 분들은 각각 건설 분야에 최고 기술자구요, 건설 회사를 가지고 있는 분이죠.
다시 말해서, 이런 일을 하기 보다는 이런 일들을 하라고 지시하거나, 시키는 관리자,
한 마디로, 건설회사 사장님들인데, 재능 기부하러 온 거예요.
지금 우리가 하는 기초적인 일들은 가장 중요한 일이라 이런 일을 하시는 분들의 인건비는
생각보다 아주 비싸요. 그래서 이 친구들이 와서 해 주는 거예요.
특히, 한 친구는 저의 오랜 친구인데, 친구를 잘 만난 건지, 잘못 만난 건지,
여기 성지 공사를 하러 온 거에요. 신자도 아닌데 말이죠. 아무튼 일이 잘 되려고 하면 다 잘 될 거예요."
"그럼 집은 어디셔요?" "이 분들 다 서울에서 왔어요.
그리고 일정 상으로 금, 토, 일, 월 ... 이렇게만 이 친구들이 시간을 낼 수 있어서
다른 일 다 제껴두고 왔어요." "아 ... 이 분들 여기서 숙식은요?" "다 알아서 해결할 거예요. 아무 신경 안 쓰셔도 되요." "아니에요. 숙소비는 건축비에서 써야죠. 지금 어림 잡아도 이 분들 4일 동안 해 주시는 비용에 대한 절감이
아마도 몇 백 만원은 될 턴데! 숙소는 건축비에서 낼께요." "그래 주시면 저 친구들이 감동할 거예요. 신부님이 신경 써 주신 걸 알면, 아주 좋아할 거예요."
개갑장터 순교성지 경당 건축을 위해 봉헌해 주신 분들은
재능 기부를 하러 서울에서 성지까지 오신 분들의 숙박비를 지불했다고 해서
나에게 따질 분은 없다고 본다.
이렇게 쓰라고 귀한 후원금을 주셨으니 ... 아무튼 오늘 하루, 작업할 때 이 분들의 모습은 정말 독특했다.
그 분들이 처음 일을 시작할 때 대화 내용을 살짝 - 엿들어 보니,
이런 일들은 젊을 때 했던 거라 서로 서로가 서투르다고!
그런데 그건 그 분들의 농담일 뿐이었고, 정말 베테랑 중에 베테랑이었다.
그리고 재능기부하러 오신 분들이
우리나라의 유명 건축물의 기초 공사를 했던 분들이라 ... 말 다했다.
암튼, 그 분들이 이곳까지 직접 와서
성지 공사는 너무나 좋은 일이라며 ... 기쁘게 일을 해 주시는 모습에 감동에 또 감동을 받았다.
"주님, 개갑장터 경당 기초 공사에 재능 기부를 하러 오신 이 분들의 삶을 축복하소서.
이 분들이 여기서 며칠 머무는 동안 이 분들의 가정 또한 은총을 축복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