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9일 월요일, 전국적으로 엄청난 황사가 왔고,
당연히 고창 뿐 아니라, 개갑장터 성지 공사장에도 황사가 심하게 왔다.
오전에는 고창 읍내에 나가서 중요한 일을 좀 보고, 물건을 좀 산 후,
오후에 성지에 와서 혼자 밥 해 먹고,
고창 군청 직원 분이랑 2시간 넘에 중요한 대화를 많이 나누었다.
성지에 관심이 많은 군청 직원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동안
앞으로 계속해서 고창 군청과 소소한 일들을 자주, 종종 나누다 보면
개갑장터 순교 성지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질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 다음 작업 현장에 들러보니, 황사랑은 아랑곳 하지 않고,
얼굴을 완전히 감싼 분들이 외양간 경당 작업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 분들 일의 특성상 - 여기 일이 잘, 그리고 빨리 끝나면
다시금 다른 일을 해야 하기에 황사랑은 상관없이
꾸준히 - 말없이 - 성실하게 일을 하였다.
3월 30일, 날이 맑았고,
오전 내내 부활 맞이 공소 대청소를 한 후,
나를 차를 몰고 성지에서 조경 전문가 선생님을 만나러 갔다.
때마침 그 선생님들은 성지에서 나를 먼저 기다리고 계셨고
나는 그 선생님을 만나서 조경과 관련하여 여러가지 중요한 일들을 논의하였다.
사실, 외양간 경당 공사를 하면서, 새롭게 성지 진입로가 조성되면서
3월 26일, 3월 28일 - 이렇게 이틀 동안
심원 공소 식구들이 귀한 시간을 내어서 개갑장터 순교 성지에 가서
하루 온 종일 성심 성의껏 해 놓은 잡초 제거 작업을 한
- 그 깨끗하고 정성스러운 그 땅에
- 오늘 여러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서
- 아름다운 철쭉 꽃 밭을 만들 계획을 세웠다.
그렇게 중요한 회의와 대화를 마치고,
잠깐 공사 현장에 가서 보니,
오늘도 - 작업하시는 분들은 계속해서 작업을 진행하고 계셨다.
어제보다 한결 나은 공사 현장의 분위기에 좋아서 나도 마음에 놓였다.
때로는 내 몸이 두 개였으면 싶었다.
공소 일과 성지 일을 함께 하다 보니
때로는 하루에 - 혹은 이틀 간격으로 여러가지 일들이 겹치고 그래서
힘들고 지칠 때가 많았다.
그럴 때 마다 고맙고 감사로운 건 함께 살고 있는 조 신부님이
자신이 맡을 일을 충실하고 성실하게 해 주는 바람에
굵직한 일들을 끝내거나, 마무리하거나, 정리하게 되었다.
26일, 28일 - 하루 온 종일 힘들게 성지에서 작업을 한 후,
하루 쉬고,
오늘 또 다시
- 30일, 화요일 오전 부터 - 많은 공소 식구들이 시간을 내서
부활 맞이 공소 대청소를 하러 성당에 와서는
모두가 다 달라 붙어 일을 하는 그 모습들을 보면서,
그저 - 감사하고
그저 - 고맙고 그랬다.
그렇게 일을 다 마치고,
또 다시 각자 자신의 집으로 묵묵히 돌아가는 그 모든 분들의 뒷모습을 보며
주님의 은총과 축복을 청해 보고,
내 개인적으로는
오늘 드디어 - 수도원 입구의 어질러진 나무들을 깨끗, 깔끔하게 정리한 날이었다.
예전에 처음, 이 곳 - 공소에 도착했던 그날 밤,
마음 한 켠으로는
이곳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싶었던 당시의 그 마음,
오늘에야 드디어 공소와 수도원 주변 정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렇게 치우고 살다 보니 마음도 몸도 생각도 개운하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성지 일이건, 공소 일이건 간에
이루어지고 있는 모든 것 - 하나하나
우리 심원 공소 식구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사랑 때문이었다.
부족하고, 그런데 일만 저지르는 나를 믿고,
언제나 묵묵히 따라와 주는 우리 공소 식구들에게 머리를 읍조릴 수 밖에 없다.
나이를 초월하고, 성별을 초월하고, 가족 관계를 초월하여
모두가 다 하느님 앞에서 한 형제, 자매로 살고 있는 심원 공소 교우 분들에게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
"주님,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자기 길을 걸어가는 이들을 축복하소서."
우리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매순간이 기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일 과정 진행이 척척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놀라지 않을수가 없어요
이렇게 신부님께서 헌신적으로 하느님 일을 하시니 얼마나 기쁘시겠어요
이러하듯 저희들도 가정안에서 공동체안에서 삶안에서 잘살고 있는지 되돌아보는
하루입니다 감사하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