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희생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것일까
아니면 인간 스스로가 받아 들여야 하는 운명일까
인간은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선택을 하며 산다.
아침에 눈을 떠서 밤에 눈을 감을 때까지도 인간은 선택을 한다.
그리고 선택을 할 때 마다
그 선택이 올바른 선택이기를 바라며 살지만 때로는 그렇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런데 올바른 선택을 하고 나서 선택을 통해 따르는 희생이 클 때에는
또 다시 결정을 해야 한다.
후회할 것인가
아니면 선택이 결국은 하느님의 뜻이기에 기꺼이 희생을 받아들이며
또 다시 가야 할 길을 갈 것인가!
시간이 지나면
운명의 시간이 지나면 ... 많은 부분 역사가 해답을 주리라 생각한다.
삶의 역사가 ...

개갑장터 순교성지 외양간 경당을 볼 때 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고,
하느님은 자비이시며,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 하심을 묵상하게 된다.
하느님의 뜻 안에서 이루어진 계획이라 경당 건축의 선택은 옳았다.

개갑장터 순교성지에서 외양간 경당을 가는 길!
그 길을 가는 우리에게 언제나 우리의 시선을 하느님으로 떼게 만드는 것이 있다.
그건 바로, 알박기 해 놓은 묘지와 그 땅이다.
사실, 어느 누가 성지 안에 있는 선조들의 묘지를 다른 곳으로 옳기려 하겠는가.
성지가 주는 그 거룩한 땅의 의미 때문에 오히려 그 후손들이 바라고 바라는 일이지 않겠는가.

그러다 보니 개갑장터 순교성지 자체가 한적한 시골에 위치해 있어 을씨년스러운데
외양간 경당 가는 길 자체가 묘지를 끼고 걸어가게 되어 있으니
마음이 ... 영 ...
엎친데 덮친 격으로 ... 가끔 공사 현장을 방문하는 교우 분들이
"신부님, 여기 묘지 땅 사셔야 해요."
너무나도 쉽게 말한다.
그냥 대꾸할 것도 없이, "예"하고 대답만 할 뿐이다.

외양간 경당 가는 길이 ... 저기 경당 지붕이 보이면서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 주는데
바로 그 옆으로는 묘지가 버티가 있기에
흐린 날씨가 되면 더욱 더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래서 마음의 결정이 움직이게 되었다.
'조경석 쌓기 공사를 계속 하자!'
이 선택이 ... 이리도 큰 희생이 수반될 줄이랴 ... 하하하.

원래는 외양간 경당 주변을 조경석으로 쌓아
순례자들에게 아늑함을 주는데 큰 도움을 주고자 공사를 시작했다.
다행인건 정말 기술자 할아버지들이 매우 정교하게 공사를 해 주셔서 ...

외양간 경당 조경석 쌓기 공사를 하시는 분들에게 물었다.
"여기 무덤을 가릴려면 방법이 있을까요?" "그럼요. 다 방법이 있죠." "어떻게요?" "흙을 채우고, 돌로 다진 후 그 위에 나무를 심으면 되요." "그러면 공사는 몇 일 될 것 같아요?" "모르죠. 해 봐야죠." "그럼 해 주실래요?" "그러죠."

외양간 경당 조경석 쌓기 공사가 3일 만에 끝난 후
다시 주변 조경 작업을 대대적으로 했다.
공사가 4일, 5일 ...

공사가 6일, 7일 ...
하루 공사할 때 마다 그 비용이 ... 아 ... 비용이 ...
그러나 조경 공사는 보채면 안된다.
아니, 보채면 큰일 난다.
정말 훌륭한 기술을 가진 분들에게 보채면 ... 공사를 아니 한 것 보다 못하리라 ...

오늘까지 공사 8일째가 되었다.
하루 사용하는 포크레인 기사 일당
조경석 쌓은 기술자 분의 높은 일당과 협력자 분들의 일당
식대와 간식비 ...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내일이면 9일째가 되고 ...
모레면 열흘이 될 것이다.
예상하지 못한 공사비가 크게 추가가 되었지만,
지금도 생각해 보건데, 정말 좋은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외양간 경당 가는 길이 전혀 달라졌다.
오로지 복자 최여겸을 생각하고
복자 최여겸을 통해 하느님만을 생각하기 좋은 길이 생겼다.
아늑해 졌다.
그리고 경당 가는 마음이 나부터도 편안해 졌다.

3일 생각한 조경 공사가 열흘,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리게 될 것 같지만
후회하지 않아야한다.
나는 하느님 섭리 안에서 그저 도구가 되어 조경 공사를 선택한 것이고,
거기서 오는 희생 역시 ...
하느님은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주신다.
내일도 ... 모레도 ... 공사를 정성껏 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면서
성지가 성지로 거듭나는 과정을 기쁘게 받아 들여야 한다.
나는 좋은 선택을 했고, 희생 역시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치르면 될 것이다.
복자 최여겸 마티아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언제나 저에게 결정해야 할 일들 앞에서 올바른 선택의 지혜를 주시고,
당신이 주신 지혜의 은총으로 선택한 모든 일들은
그저 당신의 섭리로 이루어지게 해 주시고
희생 또한 당신에 올리는 봉헌물이 되게 해 주소서. 아멘."
모든 일들의 과정이 진행될때마다 거기에 따른 비용이 들기에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 하시리라 봅니다 그러나 힘내세요 하느님께서 다 주실거예요
신부님께서 이렇게 힘들어 하시듯 저자신도 내면을 성찰하는과정안에 죄악이
드러나고 깨우치면서 하느님 안에서는 항상 부끄러운 존재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주님 이 죄인에게 자비를 베푸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