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도 꿈만 같은 '외양간 경당' 축복식이 끝났다.
그래서 두 손 번쩍 들고, '하느님 만세'를 외치며, 이제 다 이루었구나 ... 싶은 생각을 하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외양간 경당' 축복식을 마치고 경당 내부 청소를 하는데
쓸고 또 쓸어도 ... 닦고 또 닦아도 ...
결정을 내렸다. 경당 안에 들어갈 때에는 신발을 벗는 걸로!
그리고 슬리퍼도 안 신는 것으로!
맨 발이면 맨 발, 양말을 신었으면 양말을 신은 것으로 ...
순례 도장을 '외양간 경당' 내부에 두었더니,
퇴근 후 공소로 돌아왔을 때
함께 사는 조신홍 신부님이 여러 차례 곤혹을 치렀다.
'성지 도장 내 놓으라'
'왜 성지 도장이 경당 안에 있느냐, 내가 지금 어디서 온 줄 아느냐'
'아이씨 ... 성지 도장 바깥에 두세요.'
조신홍 신부님에게 너무 미안했다.
개갑장터 순교성지를 찾는 사람들이
그렇게 순례 도장 찍기에 몰두하고 있는 줄 몰랐다.
그래서 급하게 우편함 통을 2개 주문을 했고,
오늘 성지 사무실 앞이랑 경당 출입문 앞에 설치했다.
특히 순례 도장은 경당 출입문 앞에 두어 24시간 내내
도장을 찍을 수 있게 해 놓았다.
축복식 이후, 비가 몇 차례 ... 참 많이 왔었다.
그래서 외양간 경당 입구에 우산꽂이를 설치해야 했고,
그래서 색깔을 잘 조합해서 우산꽂이를 마련했다.
외양간 경당 내 제대 위 미사 드릴 때 사용하는 십자가가 있는데
너무 작아서 적당한 크기의 십자가를 새로 주문을 했고,
날씨가 너무 더워 에어컨을 켰을 때 제대 초가 너무나 흔들리는 바람에
초대에 호야를 씌웠다.
성체등, 제대등, 신자석 등, 양옆 등 ... 등 키는 것이 너무나도 복잡해서
불 켜는 스위치에 각 전등의 위치를 견출지에 써서 붙여 놓았다.
소소한 일들이 계속 발생하고 또 발생했다.
특히,
지난 축복식 때 주교님, 총장 신부님, 고창 군수님에게 전달했던,
고창화첩이라는 사진집이 오늘 나왔다.
그래서 다른 분들 보다, 먼저 개갑장터 순교성지 후원자 분들에게
소식을 알리는 문자를 넣고, 원하는 책 부수와 주소를 받았고,
일일이 주소를 출력한 후, 포장 작업을 했다.
이럴 때에는 우렁 각시가 있으면 참 좋으련만 ...
정말 우렁 각시가 있으면 함께 오손도손 작업을 했으련만 ...
그래도 학교 수학 선생인 고창 동생이 시간을 내어
성지에서 작업을 했다.
정말 기쁘게 작업을 도와 주어서 월요일 날 우체국 가서 발송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사진집이 너무 ... 너무 ... 잘 나왔다.
5월 28일 4분, 29일 6분, 30일 11분, 31일 8분, 6월 1일 5분, 6월 2일 사제 2명, 신자 4분, 6월 3일 3명, 6월 4일 2명, 6월 5일 수녀님 2분, 신자 6분!
이렇게 매일 오후 3시 미사에 교우 분들이 참석했다.
날마다 나 혼자 미사를 드릴 상상을 했었는데 ... 이렇게 한 분, 한 분 순례자들이 성지를 찾아 오셨다.
이거야 말로 정말 기적이다.
'개갑장터 순교성지'에서
고창을 중심으로 세상의 문화와 호흡하려고 제작한 '일상의 거룩함'을 담았던 고창화첩 사진집 1권!
혹시 성지 후원자 분들이 택배를 받아 보시다가, 발송 포장 한 것을 보고
'왜 이리 무성의하게 포장을 했느냐', 야단을 치시고 싶으시면
꼭 - 저에게 야단을 쳐 주시라 고백하고 싶다.
하지만, 그게 여기서는 최선이었기에 ...
2권, 3권, 4권은 더 잘 포장해서 발송해 드릴 것을 약속한다.
"주님, 이제 또 다시 시작입니다.
당신은 언제나 시작이요 마침이고, 그 마침에서 다시 시작이신 분이라 찬미와 영광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