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1일 동안의 개갑장터 순교성지의 조경 공사가 마무리되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1단계 공사가 마무리 된 셈이다.
앞으로 2단계 공사는 가을에 할 예정이다.
개갑장터 순교성지 안에 있는 모든 나무들이
천천히 - 하나하나씩 - 자기 자리를 잘 찾을 수 있도록 해 준다면
아름다운 모든 나무들이 개갑장터 순교성지를 더 아름답게 가꾸어 줄 것이다.
암튼, 지금 생각해 보면, 외양간 경당만 그저 - 하나 - 짓기로 했다가,
어마무시한 조경 공사 비용에 고민 고민하다가,
내 일 아니라, 주님 일인데 ... 그 분이 자비를 베풀어주시겠지, 하며,
큰 마음 먹고 조경 공사를 시작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무척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
만약에 경당만 달랑 지었다면
허허벌판에 조립식 판넬 건물 하나만 그저 덩그러니 놓여있는 형국이 될 뻔 했었다.
이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십자가를 중심으로 왼쪽은 예전부터 잘 조성된 성지 십자가의 길이다.
그러나 오른 쪽에 보면 우선 다른 분들의 가족 묘가 조성되어 있고
무성한 잡초들이 자라나 있는 그저 썰렁한 공간이었다.
그래서 한 달 전에는 공소 식구들과 함께
나름, 마티아 동산이라고 이름을 붙인
조경 작업을 해 보았지만 - 그것 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그 후, 고심하던 끝에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조경 작업을 했더니,
마침내 이렇게 바뀌었다.
공사 때문에 깔아 놓은 잡석을 다 걷어내고,
그 위에 바닥석을 깔고 양 옆으로 회양목으로 길을 냈더니 제법 우아한 성지가 되었다.
사실, 조경 공사 하는 동안 나 또한 엄청나게 바빴다.
매 번 그렇지만,
나무라는 녀석은 다른 곳으로 옮겨 심으면
심은 그 자리에 뿌리가 흙으로 잘 덮여야한다.
그러므로 뿌리 옆에 공기 층이 형성되면 나무는 흙의 영향을 공급받지 못해 죽는다.
이에 물을 충분히 주어야 뿌리와 흙 사이의 공기 층이 없어진다.
그러다 보니 넓고 긴 길에 물을 주려면 엄청나게 긴 호수가 필요했다.
그래서 기존에 성지에 있던 호수에
호수와 호수 사이를 연결하는 이음관을 철물점에서 사가지고 와서
150여미터 정도 되는 길이의 길에 물을 줄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런데 수도의 물을 틀면 워낙 물 수압이 높다 보니
호수가 수도 꼭지에서 빠지고, 호수가 수도꼭지에서 또 빠지고
그러면 수돗가로 뛰어가서 다시 물을 잠그고,
다시 호수 꽂고
그래서 물을 틀어서 호수를 사용하려면 또 다시 호수가 수도꼭지에서 빠지고 ...
이러기를 몇 수십 번을 반복하다 - 지치고, 진이 빠졌다.
그래서 공소 교우 분에게 협조를 요청했더니, 근처에 살고 계시는 형제님이 오셔서
호수를 수도꼭지에 - 꽉 고정 시켜 주어서
나무에 물을 주는 장치를 마련할 수 있었다.
- 묵상 -
사람은 누구나 주변 사람에게 좋은 삶을 살고 있으면
그 나머지 부족한 부분은 그 좋은 관계 안에서 하나씩 - 하나씩
메워지고 채워지게 마련임을 또 다시 깨닫게 된다.
이제 성지는 - 서서히 제 모습을 찾아가는 분위기다.
성지 입구에서 경당 까지 가는 길이 아늑하게 조성되면서
성지 미사를 가는 이들의 마음이 정화되고 영혼을 정화되는데 도움을 주길 바랄 뿐이다.
그러면서 순례자들이 외양간 경당을 통해서
오로지 사랑 그 자체이신 주님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소망하고 또 바래본다.
외양간 경당 공사를 하도록 마음의 결심을 하게 만든 것.
바로 저기 저 - 살짝 보이는 외양간 경당 지붕.
살짝 보이는 이 마음을 짠하게 만든다.
그리고 순례자들이 경당 입구에 들어서면 돌들이 순례자들을 안내할 것이다.
한 걸음, 한 걸음 그렇게 경당 계단을 걸으면
주님은 - 바로 저기에 - 우리를 만나려고 기다리고 계실 것이다.
외양간 경당은 그렇게 세상과 소통을 할 것이다.
"주님, 나의 주님, 주님 뜻 안에서 하루, 하루 살아 숨쉬게 해 주소서."
신부님 신부님 우리신부님
아주 보기 좋게 되었네요. 많이 힘드시겠습니다.멀리서 열렬히 응원합니다.
건강에 항상 유의 하시기 바랍니다.
경당 중심으로 정리정돈이 잘 되어가는 성지를 바라보면서 주변경관을
너무 아름답게 해놓으셨구나 하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경당가는 바닥석길을
저희가 처음으로 발걸음 했다는것이 행운이였고 축복이였으며 하느님께
저희 내면도 이처럼 아름답게 사랑으로 영혼을 정화시켜 주시고 가꾸어
주시라고 청하면서 항상 진실된 마음으로 살아라 하십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