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히 일기를 써야겠다.
내가 좀 더 부지런해야겠다.

몇 일 동안 너무나 많은 일이 있었다.
그런데 뭘 했는지를 생각해 보면 ... 기억나는 것이 없다.
머리가 점점 ... 나빠지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그저 그 날, 그날 ... 그렇게 성실하게 살았고,
성지에서 너무나도 많은 소소한 일들을 했는데
정말이지 기억나는 일이 없다.
놀랍다.
그저께 일이다.
외양간 경당에서 3시 미사를 마치고 주변 뒷 정리를 한 후
오후 5시 즈음 공소로 가려고 하는데
공용 주차장 앞에 너무나도 많은 트럭들이 양파들를 하나 가득, 싣고 와서
초대형 트럭에 옮겨 심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트럭들 사이 한 가운데에 내가 몰고 다니는 승합차가 있었다.
아뿔싸 ...
트럭이 좀 빠지면 차를 빼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다시 성지 사무실로 돌아가서 작업을 했다.

김대건 신부님 관련 연구 작업을 하는 것이 있는데
그 날 따라, 더운 컨테이너에서도
책이 술술 넘어가기에 6시, 7시, 8시까지 작업을 한 후!
이제 차가 빠졌겠지 싶어 나가보니,
더 많은 차들이 빽빽히 와 있었다.
이게 뭔 일이래 ...
그래서 8시 30분, 9시, 9시 30분까지 기다리다가
트럭들 사이를 비집고 걸어가서 차를 빼고 공소로 돌아왔다.
돌아왔더니, 함께 하는 조 신부님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쳐다 봤다.
나의 사연을 이야기 했더니, 그 착한 조 신부님의 입에서
나 대신 그 트럭들 기사를 욕해 주었다. "아니 그 나쁜 사람들, 다른 데 공간이 있는데도 꼭 성지 앞 주차장에서 ... "
그런데 조 신부님의 욕을 듣는데 왜 이리 내 마음이 시원한지 ...
암튼 양파 싣는 작업을 하는 트럭들 때문에
늦은 시간까지 성지에 있으면서 ...
성지의 야경을 보았다.
정말 오랜만이다. ...

아차, 6월 12일 부터 6월 22일까지의 개갑 순교성지 순례자 미사 참석 숫자를 보면,
12일 14분, 13일 53분, 14일 14분, 15일 5분, 16일 6분, 17일 4분, 18일 10분, 19일 13분,
20일 22분, 21일 12분, 22일 2분
'하느님 감사합니다' 이 말이 절로 나온다.
2분에서 부터 53분까지 ... 정말이지 그저 감사드릴 뿐이다. "주님, 그저 당신 앞에서 당신께 사랑을 고백하는 신앙인이 되도록 이끌어 주소서."
공소미사 때마다 개갑성지 경당안에 신자들을 모아들이시여
활성화 될수있도록 이끌어 주시라고 매일 기도하는데요
정말 현실적으로 이루어지네요 너무 감사해요 하느님
성체감실이 성령의 불이 활활 타오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