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째 계속 비가 내린다. 억수 같이 ...
그래서 이 시기를 장마라고 부르는가 보다.
이 장마 시기에 나를 너무 힘들게 하는 것
그건 바로 - 잡초!
몇 일 째 계속 잡초를 뽑고, 심지어 풀약을 치기도 하고
그저께도 뽑고, 어제도 뽑고, 오늘도 뽑을 예정이고 ...
예전에 새남터 성지에 살 때에는 우리나라 최고의 성지가
개갑 순교성지에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성지가
주차장은 온 사방이 주차 공간인 너무나 큰 성지에 있다 보니
'아 ... 성지가 작아서 좋을 때도 있었구나'를 ...
최근 들어 성지 관리 차원에서 뼈저리게 느낀다.
순례 오시는 분들 중에
풀을 뽑고 있는 나를 보고 그랬는지, 나 들으라고 그랬는지
"어머, 여기는 풀이 참 많네요!"
하고 유유히 ... 도장 찍고 가는 사람들을 보면
맞는 말은 했는데 ... 혼자 속으로
"풀 하나 뽑고나 가면 저리 얄밉지가 않지!" 하며
애써 내가 나를 위로한다.
넓어도 너무나도 넓은 개갑 순교성지.
그래서 답답한 도심의 사람들이 십자가의 길을 바치거나
혹은 외양간 경당에서 기도를 드릴 때
너무나도 아늑하고 좋은 분위기 속에서 순례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며 가시는 순례자들의 모습에서
하루하루 용기와 힘을 얻는다.
가자 ... 또 풀 뽑으러. 가지 ... 성지로
"주님, 온 세상 모든 만물을 당신 뜻에 합당하게 창조하셨으니
이 교만하고 게으르고 부덕한 종이, 이 곳에서 여름과 장미 기간을 살아가는 동안
당신께서 왜 이리 많은 종류의 잡초 또한 만드셨는지
그 신비를 진심으로 묵상할 수 있는 은총을 허락해 주소서."
잡초를 뽑으시느라 고생 많으셨고 성지 입구쪽에 꽃을 심어 놓으니 예쁘고
보기 좋았어요 백일홍 나무가 껍질을 벗겨내고 예쁘고 윤기가 흐르는 살을
드러내듯 저희 내면도 나 라는 껍질을 벗겨내면 얼마나 아름다운 정원이
돨까 싶네요 하느님 제마음안에 있는 잡초를 뽑아 주시고 아름답게
가꾸어 주세요
은혜로운 장소에 신부님 손길이 느껴지는 개갑장터가 너무 편안했습니다.
장터지기 신부님에게
은총의 나날이 이어질수 있도록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