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 6시에 '청보리 미숫가루' 230개를 싣고 전주 시내에 있는 전주 교구 우전 성당에 갔다.
도착 시간은 7시 50분.
오전 9시 미사, 10시 30분 미사 때 내가 강론을 하고, 미사 후에 팔 계획이라
시간이 조금 남았다.
그래서 근처 페스트 푸드 점에 가서 간단하게 먹고, 성당으로 돌아와 보니
분과장님이 계셨다.
그래서 가지고 온 '청보리 미숫가루'를 진열대에 펼쳐 놓고 나는 9시 미사에 들어갔다.
제의방에서 만난 보좌 신부님이 얼마나 친절한지!
문득 보좌 신부님을 보면 주임 신부님의 모습을 알 수 있는데 ...
10시 30분 미사 때 알게 되었지만 주임 신부님도 너무나 좋은 분이셨다.
미사 두 대를 봉헌하면 정말 진심을 다해 강론을 했다.
왜 '청보리 미숫가루'를 팔고 있는지 ... 왜 ... 왜 ... 왜 ...
그리고 미사 후에 판매를 하는데, 글쎄 다 팔았다. 정말 다 팔았다.
그리고 신부님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면서
성지 관련 많은 대화를 나눈 후
다시 공소로 돌아오는데 ... 어찌니 힘들던지 ...
그 이유 중에 하나가
어제 밤 11시 넘어서 굴비 주문이 들어왔고,
오늘 새벽 5시에 미숫가루 주문이 들어왔고.
사실,
하나 팔아서 얼마 남지 않지만, 그게 어딘데 ... 하면서
정성을 다해 '청보리 미숫가루'를 팔았다.

문득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틈틈히 ... 내가 나를 혼자 있게 내버려 두면,
왜 내가 이런 일을 해야 하는지 ... 묻기도 하고
내 자신에 따지기도 하는데
지금 이렇게 의미있는 시간을 가지고 오면
세상은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것 저것 팔면서 ... 개갑 순교성지를 알리게 되니
자연히 성지 나눔을 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 세상을 배우고 있다.
세상 사람들은 참으로 힘들게 살아가고 있구나!
하루 일당, 한달 월급, 연봉 등을 벌기위해 치열하게 살고 있구나!
개갑 순교성지 내 수도원과 순례자 쉼터를 준비하면서
하느님은 나 부터 인간을 만들려고 하나 보다 ... 묵상이 된다.
5천원이 만원 되고, 만원이 이만원 되고
그렇게 하루 하루를 살다 보면,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장정 만도 오천 명'을 먹였듯이
그렇게 공사비가 마련되겠지 ...
가끔 우리 조 신부님이 말하듯,
다리 한 번 쭉 펴고 잘 수 있는 방,
침대에서 몸질 한 번 마음대로 해도 떨어지지 않는 방,
그러면서 해가 지고 밤이 되면
오로지 주님을 만나는 공간,
날마다 거룩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그런 수도원 방이 마련되겠지.
그래서 재충전을 하다 보면, 그렇게 삶을 제대로 살다보면
그렇게 충전한 영적인 에너지를
순례자들에게 ... 이웃에게 ... 온전히 나누어 줄 수 있겠지!

그런 꿈을 꾸면서 오늘 하루도 전화로 주문하는 분에게
친절히 고객 응대를 한다.
"아, 예. 택배비요? 예, 굴비는 택배비가 포함되어 있구요,
미숫가루는 저희들이 작업을 해서 발송 작업과 포장까지 해서
택배를 불러서 보내는 것이라 15킬로까지 택배비가 5.000원 듭니다.
... 예, 뭐라구요? 굴비 크기가 어떻게 되냐구요, 뭐요? 굴비가 짜냐구요, ...
안 짜게 해 달라구요? 아, 예, 그렇게 준비할께요."
오늘도 친절히 고객을 아니 ... 우리 교우 분들의 전화와 문자를 받는다.
정말 간, 쓸개, 허파를 빼 놓고 하루, 하루를 시작하니 화 날 일이 없다.
[공식적인 미사 숫자]
7월 26일 3명, 27일 4명, 28일 7명, 29일 4명, 30일 4명, 31일 9명, 8월 1일 11명 "주님, 저의 이 결심이 오래 가게 ... 아니, 수도원 지을 때 까지 지속되게 해 주세요. 아멘."
신부님 고생 많으셨어요
한수산나 자매님도 너무 고맙고요 그리고 저희들도 미숫가루 포장하면서
한봉지 한봉지 숫자가 늘어날 때마다 건축기금이 얼마선에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기쁨으로 봉사 했습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모든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루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