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새도록 많은 비가 왔었나 보다.
새벽에 ...
어느 정도 그쳐가는 비를 맞으며 수도원에 외양간 경당까지
우산을 쓴 채 달려가서
형제들과 공동으로 아침 기도를 바치고, 미사 봉헌하고
그리고 늘 그렇듯 맛난 아침 식사를 하고 나니
어느새 비가 멎었다.
축축한 가을비의 흔적을 뒤로하고
수도원 주변을 돌아보니 ...
비 만큼 밤 새도록 - 바람도 심하게 불었는지
낙엽들이 심하게 뒹굴었다.
묘한 날씨 ... 그저께까지는 여름이던 날씨가
갑자가 가을을 건너뛰고 - 늦가을이 된 듯 하였다.
오늘 하루는 순례자 쉼터에서
오전에 신부님 한 분 면담을 하고
오후에는 다른 교구 신부님 한 분의 상담을 하고
그러다보니 하루가 휘이익 - 다 지나가 버렸다.
오후 3시, 순례자 미사를 봉헌하는데
신자 2분, 신부님 1분 - 나를 포함해서 4명이 미사에 참석했다.
그저께까지 10분 정도가 순례자 미사에 오셨는데
오늘은 조촐하게 교우 2분, 사제 2분이 미사를 봉헌했지만 ...
마음이 편안하기도 하고,
마음이 아늑하기도 했다.
이제 슬슬 ...
개갑 순교성지에도 깊어가는 가을이 찾아 오려나 보다 ...
어쨌든 ... 개갑 순교성지에 오시는 순례자 분들이
초를 봉헌하고 가시는데, 그 마음이 참으로 거룩했다.
그래서 그 분들이 봉헌한 초가 꺼지면
나를 비롯하여 우리 형제들이
그 분들이 봉헌한 초에 다시 불을 켜 주면서
그들의 간절한 기도에 ... 우리의 기도를 보태기도 했다.
성지가 천천히 ... 천천히 자리 잡혀 나가는 것 같다.
"주님, 우리 성지 순례자들에게 언제나 축복을 내려 주소서."
은혜롭고 한없이 평화스로운 곳에 잠시 머물다 갈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