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0일, 위령성월의 마지막 밤이다.
하느님의 자비하심으로 연옥에 계신 영혼들이 평안한 안식을 누리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살아있는 우리 자신도
언젠가 주님의 부르심에 예 하고 응답할 날을 기다리는 존재임을 다시금 깨닫는 한 달,
그렇게 다 지나가고 있다.
11월, 성지에 사는 우리 모든 신부님들 수사님들의 노력이 정말 컸다.
그 노력 만큼으로 얻어지는 결실로 나름대로 또 많은 일들을 하였다.
내일 부터 개갑 순교성지에서는 매달 첫 째 주 목요일에
오후 3시 순례자 미사 후에 이내 곧 성시간을 실시한다.
예전에는 엄두를 못 냈지만,
놀라운 인연으로 만나게 된 은인들의 도움으로
아주 멋진 성광을 구입했고, 갑바와 어깨보까지 살 수 있었다.
그러한 은인 분들의 노고에 발맞추고자 나 역시,
성시간 예식서를 새롭게 잘 만들었다.
사제용 예식서, 해설자용 예식서, 전례담당 예식서 ... 등등등
그러면서 봉헌해 주신 은인 분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문득,
내일 성지에서 처음으로 하는 성시간을 준비하면서
우리 전례 봉사자들이 긴장하지 않고
그저 차분하게 전례에 임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더불어
모든 분들이 아시다시파 ... 성지에서 잡초와의 싸움은 계속 진행중이었다.
그런데 여름에 그렇게 안 뽑히던 잡초들이 ... 늦가을이 되니 그나마 쉽게 뽑혀서
차곡 차곡 잘 마르게 모아두었다가 ...
하느님 감사합니다.
형제들과 함께 마른 잡초를 거두어 태우면서
내년에 새로 농사를 지을 밭에 지력을 높여 주는 역할을 하였다.
특히, 예전에 외양간 경당 짓기 직전,
공사 중에 잔디를 다 태워 소방차가 왔던 추억이 있는지라
이번에는 소방 시설을 갖추고 잘 마른 잡초를 태웠다.
작은 불씨가
그렇게 서서히 ... 서서히 ...
아마도 3시간 정도 불타는 것을 지켜 보았더니 거의 다 탔다.
그런 밭 위에
옆 집 배 밭 사장님이 트랙터를 몰고 오셔서
내년에 본격적으로 농사를 지을 밭을 잘 갈아 주셨다.
참 좋은 이웃을 만났다.
대림과 더불어 성탄 준비를 하는데,
이번에는 단순과 소박이라는 주제를 걸고 그렇게 외양간 경당 성탄 분위기를 배려고 노력했다.
단순한 크리스마트 트리와 정성이 가득한 대림환! 참 좋다 ...
지난 6월, 7월, 8월, 9월, 10월 ... 열심히 물건을 팔아서
드디어 숙원 사업인
순례자 쉼터에 커피 머신기를 구입했다.
은인의 도움으로 최고의 기계를 아주 아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다.
커피 맛도 좋았지만,
커피를 직업 내려 주시는 우리 형제들의 정성과 사랑에
순례자들은 감동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오늘 ... 아니 어제부터 ... 이 곳에 하얀 눈이 내렸다.
하얀 눈 처럼 ... 온 세상이 서로 사랑하며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