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5월 27일, 외양간 경당 축복식을 마친 후
그 작고 아름다운 경당을 볼 때 마다 행복한 미소가 지어지다가
외양간 경당 출입문을 보면 마음이 무척 아팠었다.
부.실.공.사.
외양간 경당 안에 최고의 성물들을 헌신적으로 제작을 해 주신
훌륭한 설치 미술 작가 분이
손수 디자인해 주신 그 귀한 땀의 노력이 어우러져서 만든 3개의 성당 문!
그러나 시공하는 분이 너무나도 부실하게 공사를 하여
문이 닫히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그 사람들이 조경 작업하는 곳을 차를 끌고 들어와
엄청난 손실을 끼쳤을 때에도
거룩한 성당 문 시공자라 꾹 참았던 기억도 떠오르는데 ...
설치된 후 문 열고 닫다가 전례 봉사자 분이
문이 제대로 열리지 않아 문을 여는 도중에 손목을 다쳐
지금도 그 후유증을 앓고 있는데 ...
문 생각만 하면, 책임자로서 내 마음이 너무나도 아팠었다.
그러나
나보다 설치 예술 작가의 마음은 얼마나 더 아프고 힘들었을까!
하지만 시공한 그 사람은 ...
보수를 해 달라고 말하면 돈 타령만 하고
... 에이,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
암튼 그렇게 몇 달을 많은 사람들이 마음 고생을 하다가
공사 현장 소장님이신 바드리시오 형제님이
우리나라에서 문 제작에 있어서 최고로 손꼽은 업체에 전화를 해서
새롭게 문 제작을 의뢰했었다.
사실, 우리 소장님과 그 업체 사장과는 오랜 동안 잘 아는 분이고,
두 분의 만남과 인연의 사연 중에는
그 업체 사장님이 가장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을 때
우리 소장님이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어
지금 다시 재기하여 문 관련 업체를 운영하고 계시기에
암튼 사장님과 공장장님이 직접 서울에서 고창으로 내려오셔서
문 상태를 확인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한 후
다시 올라간 다음, 계획과 준비를 한 후
그저께 그 눈보라가 심한 날에 설치를 하러 오셨다.
나는 소장님에게
"왜 사장님과 공장장님이 직접 오셨느냐?" 물었더니
회사직원들이 오려면
우선 거리가 너무 멀다고 오지 않으려고 하고
인건비를 비싸게 주어야 하기에
사장님과 공장장님이 직접 내려오셔서
1박 2일 동안 작업을 하신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고마운 사람이 참 많다.
정말 ... 문을 보고 있으면
우리 설치 미술 작가가
너무나 잘 만든 문이라는 생각이 떠날 수 없다.
아무리 봐도 문을 잘 만들었는데
저 문을 떼어내니 ...
특히 검은 색 물결 모양이
박해 시기 우리 신앙 선조들의 마음을 그대로 묘사해 놓은 것 같았는데
그 문양을 떼버리려 하니 ...
아무튼 저 문을 어떻게 해서든 잘 활용하고
그리고 저 문의 물결 무늬 또한 어떻게 해서든지 살려서
경당 문에 다시금 디자인을 해 놓을 결심을 했다.
정말 추웠다.
그냥 추운게 아니라
정말 모진 사람이 심하게 불어서
너무 너무 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당의 문을 잘 달아 주기 위해 저리 노력들을 하시니
나는 그냥 감사한 마음만 간직할 뿐 ...
많은 분들이 나의 안부를 걱정해 주었다.
그런데 정작 나는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안부가 걱정이다.
주님, 정말 주님만 외쳐 부를 뿐이다.
경당 뒤에 걸린 십자가 지고 가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분들이 내가 주님을 따라서 십자가를 지고 간다 생각하지만
아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좋은 일, 중요한 일, 해야 할 일 앞에서
묵묵히 그 일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것 또한 십자가의 길을 가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
오늘도 정말 ... 주님께 찬미와 영광과 감사를 드린다.
좋은 분들의 좋은 삶에 축복을 기원하면서 ...
"주님, 당신께 오로지 찬미와 영광을 드리니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