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갑 순교성지에 순례 오신 분들이
성지와 수도원 주변의 정원에 많은 관심을 보여 주셨다.
그러다 보니 조경 공사를 잘 한 것 같다는 생각을 또 하고 또 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아무리 물 값이 많이 나와도
아무리 잡초들이 꽃들 만큼 쑥-쑥 자라도
성지와 수도원에 피어있는 나무와 꽃들을 잘 돌보리라 다짐을 하고 또 하고
그렇게 하루, 하루를 버티며 살아왔는데
글쎄 ...
지금은 예상치도 못하게
엄청난 벌레들이 나무와 꽃들에 붙어서
나무와 꽃들의 영양분을 빨아 먹고 살고 있었다.
그래서 날을 잡아
오전 내내 살충제 약을 쳤다.
농약사에서는 깍지벌레가 낀 나무나 꽃들에게는
나무와 꽃이 흠뻑 적을 때까지 충분이 약을 치라 말했에
그렇게 약을 쳤더니
깍지벌레들이 죽었는지 어쨌는지는 잘은 모르고
점차 그 범위가 줄어들고 있음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주변에 나무와 꽃에 대해 좀 안다는 분들에게 물었다.
"요즘 깍지벌레 때문에 힘드네요."
"에이 신부님, 이제 시작도 안 했는걸요. 벌레 종류가 얼마나 많은데."
"그럼 벌레들이 나올 때 마다 매번 약을 쳐야 하나요?"
"그럼요. 다양한 종류의 벌레들이 나무나 꽃들을 덮치면 약을 쳐야죠."
"에고. 힘들기는 하네요."
"신부님, 사랑한다면 그 사랑하는 만큼 ... 노력을 기울여야죠. 순례자들이 여기 정원을 보며 행복해 하잖아요. 그럼 그들에게 무상으로 행복을 나누어주려는 마음 만큼 노력해야요."
"그러기는 하네요." "그래도 여기저기 많은 분들이 다 도와 주실 거에요. 신부님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 또한 잊지 마세요."
사랑하는 만큼 노력을 기울이다!
그래 ... 예수님은 사랑 때문에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셨는데
그래 ... 사랑 때문에 돌아가셨구나. 그 사랑 때문에 ...
오늘도 기도를 마치고 수도원 정원을 돌아본다.
또 어떤 벌레들이 우리 수도원의 나무랑 꽃들을 괴롭히는지 ...
"주님, 사랑 때문에 십자가에 못 박히신 주님. 그냥 기도하게 됩니다. 당신 사랑 때문에 기도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