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3시에 개갑 순교성지 외양간 경당에서는
관면 혼배식이 있어서 좀 전까지 혼배 미사 강론을 쓰고난 후에
장터지기 일기장에 그 동안의 일들을 담아 본다.
지난 5월 9일 화요일부터 5월 19일 금요일까지
개갑 순교성지에 있는 여러 소나무들의 새순을 따서
솔잎 액기스를 만드는 작업을 했다.
솔잎,
머리가 맑아지고, 맛과 향이 뛰어나며, 집중력에 도움을 준다는
솔잎차를 마시기 위해 위해 솔잎 액기스를 만드는 것도 목적이지만,
정말 중요한 목적은
지난 번에 큰 돈을 들여 성지 내 소나무의 전정 작업을 했기에
솔잎이 자라면서 공들여 전정을 했던 흔적을 지우는 것 같아
솔잎 액기스도 만들고 전정한 소나무를 그대로 보존하는 차원에서
작업을 했다.
수도원 함께 살고 있는 우리 수사 신부님들 뿐 아니라,
여기저기에서 오신 봉사자 분들이
정성스럽게 솔잎을 따 주셨고,
어떤 날에는
내 표정이 불쌍했던지, 솔잎 순 따는 작업을 별이 뜨면 마무리하겠다는 일념으로
솔잎 따기 작업을 해 주신 봉사자 분들도계셨다.
그렇게 솔잎을 따면, 솔잎 액기스를 만드는 일을 하시는
어르신 두 분이 오셔서
식초물에 솔잎을 한 번 잘 씻은 다음,
그 다음 새 물로 한 번 씻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씻은 다음
...
무게를 일일이 달아서 솔잎 순과 갈색 설탕을 부은 다음
준비한 큰 통에 담아서 올 11월 말까지 잘 숙성시켜 놓으면
지난 번에 완판을 한 솔잎 액기스를 만들게 된다.
수도원이 심원 공소에서 개갑 성지로 이동하는 관계로
새롭게 구입해야 할 장비들을 마련하느라 이것 사고, 저것 사고 그랬다.
그리고 수도꼭지와 관이 제대로 연결이 되지 않아
처음에는 솔잎 액기스 물이 새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든든하게 익어가리라 확신한다.
이번에 봉사자 분들과 솔잎 액기스 만드는 작업을 하면서
지향을 개갑 순교성지 14처 제작 보수 기금이라고 붙였다.
정말 좋은 작가 분이 개갑 순교성지 14처를 잘 보수해 주리라 믿고
우리 형제들, 그리고 봉사자 분들은 묵묵히 작업을 했다.
다시 한 번 그 분들, 한 분 한 분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지금 진한 솔잎 향기를 품어내는 우리 솔잎들에게
... 잘 익어달라 당부하면서
그 솔잎 차를 마시는 분들이 머리가 맑아지고, 정신 집중력이 좋아고
여러가지 건강에 좋은 음료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주님 봉사자들의 수고로움을 보시고, 자비와 은총을 베풀어 주소어.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