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 공소에서 개갑장터 성지로 가는 길 - 그 길은 몇 갈래의 선택이 있다.
평소 심원 공소에서 개갑장터 성지를 갈 때면 늘 다니는 길로 간다.
때로는 복자 최여겸(마티아)의 마지막 순간을 묵상하고 싶으면, 무장면으로 가서, 무장읍성에 들러, ‘1801년 음력 7월 18일 순교 직전의 마지막 밤’을 묵상하고, '감옥 터' 앞에서 기도를 바친 후 개갑장터 성지로 간다.
그러나 어느 순간, 주체하지 못할 마음속 그리움들이 많이 - 많이 생기면,
심원 공소 앞 작은 사거리에서 직진하여 ‘바람의 공원’이라 불리는 만돌 갯벌 체험장까지 간다.
그리고
멀리 펼쳐진 수평선 - 바다를 보고,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를 보고,
그리고 내 살갛을 스치는 그 바람을 느끼면서
나의 그리움을 - 그렇게 실어 날려 보낸다.
그런 다음 해안도로를 천천히 달린다.
동호 해수욕장 방향, 구시포 해수욕장 방향, 이어서 상하면에서 공음면, 그런 다음 개갑장터 성지로 간다.
그 해안 길을 다닐 때 마다
내 마음속 언저리에는
‘바다를 너무나도 좋아하고,
자연 속에 잠겨 있는 내 자신을 바라보는 또 다른 내 자신을 - 바라보는 모습을 좋아하는 나’를
하느님께서 잘 아시고,
이곳, 고창으로 보냈나 보다 ... 하는 생각을 한다.
특히, 밤하늘에 달빛 한 조각 없는 날이면, 공소에서 나와
칠흑 같은 어둠 속 - 만돌 갯벌 체험장으로 가서
밤하늘을 바라본다.
한 마디로, 환상이다.
그 밤하늘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어디선가 별들이 재잘거리는 소리를 듣게 된다.
그 별들의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들어 본 사람은 ...
결국 홀로 있는 밤이 얼마나 행복한 고독의 시간인지를 깨닫게 해 준다.
소중한 사람이 이곳 고창에 오면, 꼭 권하고 싶은 곳이 바로 이 곳 바닷가.
그리고 만돌 갯벌의 일상을 느끼라 말해주고 싶다.
아침이면 눈이 너무 부셔서 찬란한 갯벌,
낮이면 낮 동안 불어오는 바람에 기도를 하게 되고,
저녁이면 언제나 찾아오는 일몰에 ...
밤이 되면 쏟아지는 별빛에 그저 잠겨 보라 말하고 싶은 곳!
별 볼일 없는 깡어촌이라 불리는 이곳의 일상.
그런데 숨겨진 신비로움이 가득해서.
그래서 이곳은 참 좋은 동네다.
뒤늦게 글을올려요
주님께 모든걸 아낌없이
봉헌하신 신부님 수도자님
진심으로 고개숙여 짐니다
신부님
칼 바람에도 바쁘게 움직이시는
강 신부님 저희들이 응원합니다 ^^
주의 봉헌 축일을 축하드리며~~바람의 공원 에서 홀로있는 행복한 고독이라는 신부님의 말씀에 숙연해지며 하느님 사랑 가득 받으시는
수도자 이시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뭉클합니다
기도하듯이 신부님 글 읽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