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0일 토요일 날에는 너무 많은 비가 와서 공사는 하루 쉬었고,
3월 21일 주일에는 시공 업체 사정으로 또 하루 쉬었다.
그리고
3월 22일 월요일에는 하루 종일 경당의 기둥을 세웠다.
두껍고 강력한 '철근 H 빔'으로 건물의 골격 작업을 하는 것이 정말 좋겠으나
말 그대로, 하느님께서 주시는 건축 비용에 맞게
외양간 경당 공사를 하는 것이 보편적이고 타당한 방법임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불쑥, 불쑥 찾아오는 원대한 꿈은 - 이 다음에 크게 꾸어 보고,
이룰 수 있는 작은 꿈을 - 꾸준히 일구어 나가는 것이 중요함을 다시금 생각케 한다.
공사 하시는 분들은 외양간 경당 설계 도면에 따라 치수를 재고, 수평을 잡고,
아주 두꺼운 철근과 바닥 시멘트 사이를 굵은 것들로 튼튼히 연결하는 작업을 하였다.
그러면서
정말 외양간 경당의 기둥이 세워졌고,
그로 인해서 지어질 경당의 높이와 크기를 어느 정도는 가늠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작업을 보면서, 현장 감독이신 한 소장님께 물었다.
"이런 무거운 스텐 트러스가 이 기둥 위에 받쳐질 터인데, 무게를 버틸 수 있나요?"
아무리 생각해도 어리석기 짝이 없는 질문이다.
설령, 받쳐지지 못한다면 무지질 것인데 과연 무너질 공사를 할 턱이 있겠는가!
그러기 이런 말도 안되는 질문을 하는 내 자신이 부끄러웠는데,
한 소장님은 친철하게 답해 주셨다.
"이런 상태에서 판넬이 씌워지고, 지붕이 올라가고, 이렇게 하나씩 - 하나씩
모든 외부 자재들이 원래 자기 위치들을 잡게 되면, 그 모든 것이 무게 중심이 되어
아주 튼튼한 외벽이 되는 거예요.
그리고 공사하는 사람이 그런 것을 계산하지 않겠어요?
무게 대 무게의 중량감 개념으로 생각해 보면, 제 말이 조금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모든 것은 서로 단단히 얽혀서, 각자의 무게를 서로가 잘 질 수 있도록 되어 있기에
아주 튼튼하게 외벽 판넬 공사가 이루어질 거예요."
어리석은 질문이었지만, 질문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질문을 하면서, 한 소장님을 통해 내가 깨달은 것이 있었다.
모든 자재들은 그 자재가 가지고 있는 기능을 최대한으로 살려
서로가 서로의 무게를 나누어 지면서, 더 큰 중량감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을 들으며,
곰곰이 곱씹어 생각해 보니 ...
사람도,
한 사람, 한 사람은 분명 나약하고, 부족할 수 있는 존재이지만,
서로가 서로의 장점에 잘 얽혀 있다면,
그렇게 얽혀진 장점과 장점이 서로 만나서
좋은 꼴을 이루면서 힘이 되고, 의지가 되어 살아갈 수 있다면,
하여,
서로가 좋은 관계의 틀을 유지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면
이는 자신은 모르지만, 좋은 관계 자체가 주는 건강한 에너지가
서로를 잘 지지해 주는 좋은 힘이 될 수 있음을 묵상하게 된다.
이제 ... 기둥이 올라갑니다.
이제 ... 외양간 경당이 좋은 자신의 꼴을 갖추려고 한다.
"주님, 그저 주님께만 의탁하오니, 주여 당신 자비로 모든 것을 이끌어 주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