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성 주간 수요일,
개갑장터 외양간 경당의 공사는 변함 없이 진행되었다.
외양간 경당 건축 현장 소장을 맡아서
모든 공사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헌신하고 계신 한동식(바드리시오) 소장님은
서울과 고창을 마치, 안방 드나들 듯이 왔다갔다 하시며
외양간 경당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에 그저 감사드릴 뿐이다.
특히, 외양간 경당 공사비가 가까스로 빠듯하게 운영됨을 아시고
교통비, 기차 값, 숙박비, 기름값 ... 이 모든 것들을 소장님께서 자체 부담으로 하고 계셔서
음 ... 하느님께서 다 갚아 주실 것이라 믿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한 소장님께서 지치지 않기를 기도할 뿐이다.
외양간 경당 건물의 뼈대가 되는 골조 작업은 거의 마무리되었고
서서히 판넬 작업에 들어가고 있다.
오늘, 판넬 업체로 부터 주문한 판넬을 받아 볼 수 있었다.
벽체와 지붕의 파넬 색상을 확인해 보니 ... 마음에 들었다.
다른 한편에서는 성당 내부의 제대가 들어설 바닥의 계단 골조 작업을 하는데
무척 꼼꼼히 신경 써서 작업을 해 주셨다.
이 위로 미사가 거행되는 제대가 들어설 것을 혼자서상상해 보내 그것 또한 감사한 일이었다.
성 목요일, 전주 교구 주교좌 성당인 중앙 성당에서 거행된 성유 축성 미사를 다녀왔다.
전주 교구 주교님과의 약속 대로 교구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석하기로 했기에
이 날 아침,
7시 30분에서 공소에서 고창 본당에 간 후,
8시에 고창 본당 신부님과 함께 전주의 주교좌 성당으로 갔다.
전주 교구 신부님 대부분이 다 참석하셨고,
나는 전주 교구의 대부분 신부님 얼굴을 몰랐기에 초면에 인사 드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럼에도 기쁜 것은 주교님께서 우리를 보자
그 특유의 해맑고 선한 표정으로 반갑에 맞아 주셨다.
성유 축성 미사를 마치고,
본당 주임 신부님과 맛난 순대국을 먹고,
(언제나 그렇듯 고창 본당 주임 신부님은 우리를 무척 환대해 주신다!)
다시 고창 성당으로 와서 우리 차를 몰고 심원 공소에 갔다가
나는 또 다시 개갑장터 순교성지로 갔다.
오늘 부터 본격적으로 벽체 판넬 공사를 하는 날이라
상황을 보고, 진행 상황을 사진으로 찍어
서울에서 자재 구입하느라 바쁜 한 소장님에게 보고를 드렸다.
서서히
한 면, 한 면 ... 그렇게 또 한 면
골드 색으로 벽체를 붙여나갔다.
외양간 경당의 벽체 작업이 진행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내일이 되면 무슨 작업을 하게 될 것인가 ... 궁금함이 생겨서
나도 모르게 내일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내일이면 또 어떤 - 내일스러운 일이 생길까 ... "
하지만 그 모든 내일 일의 진행은 오로지 하느님의 몫이라
하느님께 의탁해 본다.
저녁이 되어 성 목요일 '주님 수난 만찬 미사'를 심원 공소 식구들과 봉헌을 한 후
그렇게 방으로 들어와
그리고 ... 나도 모르게 ... 그만 잠들어 버렸다.
주님은 십자가 수난을 겪고 계신데, 나만 그렇게 ... 나도 모르게 ... 잠들어 버렸다.
"주님, 사랑의 주님, 자비의 주님, 은총의 주님 ... 당신께 모든 것을 의탁해 봅니다. 아멘."